중국 맞춤 전기차·하이브리드차 개발 속도

현대자동차가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양사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현지 맞춤형 차량과 전기자동차 모델을 확대하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12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보도와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BAIC는 양사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 달러씩 모두 10억96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날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BAIC는 "이번 투자로 단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기술·신제품에 투자해 전동환 등으로의 전환과 발전 전략을 지원하겠다"며 "중국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국제 시장에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BAIC는 내년 중국에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5종을 현지 시장에 선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열린 ‘오토 차이나 2024’에서 “중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연구·개발(R&D) 능력도 더욱 강화한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현대차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의 미래차 기술연구개발센터를 기반으로 차량 지능화와 전동화·미래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2/217395_222343_5947.jpg)
로이터는 "이번 투자 결정은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같은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현지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이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는 이번 투자 결정에 관해 "전기차로의 급속한 전환과 BYD 등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수년간 이어진 현대차와 기아의 부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2016년 중국 판매량이 114만대에 달하던 현대차는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 판매량은 지난해 24만9000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결국 현대차는 최근 현지 사업 재조정을 추진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이에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 베이징 1공장, 충칭 공장 등을 매각하고 합작법인을 운영하며 사업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