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10월 기준 총 자산 139조원, 보유주식 가치 37조5000억원 규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와 관련해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이달 18일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대우처럼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온라인에 퍼지면서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계열사들이 당일 일제히 해명 공시를 냈지만 주가 폭락을 막진 못했다. 결국 롯데지주 차원에서 루머의 최초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태수습에 나섰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입장문을 내고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 관련 롯데그룹 재무구조 현황과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그룹 측은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됐다"며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이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조항은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으로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 및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라며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역설했다.

올해 10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 상당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10월 기준 총 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4조원[2]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롯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 및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 중이다.

또한 에셋라이트 전략 방향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한 바 있고,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3조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다. 이 중 6600억원은 이달초 이미 조달을 마쳤고, 잔여 6500억원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 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이번 현안 관련해선 롯데지주 중심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증권가 분석 역시 롯데그룹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약정 위반이 발생했으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무 위기 우려가 고조되며 주식 투자심리가 훼손된 점을 반영해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32배에서 0.26배로 낮추고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 소집을 통해 회사채 재무약정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나 결론적으로 회사의 재무 관점에서 중대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은 과거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순차입금/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EBITDA/이자비용 등 이익창출능력을 담보로 한 약정을 포함했다. 회사채 원리금지급의무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이들 지표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거나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조 연구원은 "이는 일반적이지 않으나 과거 견고했던 이익창출능력을 기반으로 포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과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5조2000억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등으로 약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과거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이 책정한 EBITDA/이자비용 관련 약정은 해당 지표를 5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지표는 2021년 27.8배에서 올해는 1.1배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연구원은 "현재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이 7조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투자만 없었더라도 현시점에서 순현금 포지션이었을 것"이라며 2026년 EBITDA/이자비용은 6.4배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한진중공업, 한국항공우주 등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재무약정 완화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한 바 있기에 이번에도 사채권자 동의가 확보될 경우 재무 리스크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동성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낮게 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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