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계획 통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정책 강화
증권가 "일본 은행주와 유사한 점多…차이 좁혀질 것"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088_220741_5432.jpg)
최근 자가주식 매입소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은행주에서도 주주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주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서 일본 은행주와 비슷한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실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과 시간이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주의 배당과 자기주식매입소각을 합친 총주주환원은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율도 △2020년 22.9% △2023년 32.4% △2024년 33.2%를 보이며, 내년에는 3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 주가 대비 주주환원수익률은 주주환원이 강화되는 속도보다 주가 상승이 빨라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 7%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부터 은행주의 자기주식 매입소각 중요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 자체적으로 현재 주가가 저평가 상태로 판단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는 자기주식 매입소각이 보다 효과적인 주주환원 방법이라고 판단해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당 특성상 증가시킨 이후에는 다시 감소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증가 속도가 이익증가세만큼 빠르지 않아서 배당보다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자기주식 매입소각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주 주주환원율 추이ㆍ전망 그래프. [키움증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088_220743_225.png)
실제로 올해 2ㆍ3분기 실적시즌에 여러 은행주가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대체로 오는 2027년까지의 중장기 목표를 밝혔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환원율 목표치는 비슷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ROE 목표 10%,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50%의 주주환원, 3조원 이상의 자기주식 매입을 통한 주식 수 5000만을 감소할 계획이다. 5000만주는 지분 약 10%에 해당하며, 13%의 CET1 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어 최근에는 4000억원의 자기주식 추가 매입도 발표됐으며, 내년 1분기에도 추가 매입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올해 총 자기주식 매입이 7000억원, 배당은 1조900억원으로 주주환원율은 지난해 36%에서 1~2%p(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며 "펀더멘털 대비 PBR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인 많은 주식 수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고 있고,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이 강화됨에 따라 PBR은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밸류업 계획 이전에 발표됐던 자본관리정책 대비 자본비율 목표치가 현실화되는 등 계획의 유연성이 높아졌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ROE 10%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기존에 제시됐던 자본관리정책에서는 보통주 자본비율 13.0~13.5%인 경우 전년 대비 자본비율 개선 시에만 주주환원 확대 등 다소 경직적으로 규정됐던 정책이 단계적으로 주주환원이 확대되는 유연한 계획으로 수정됐다.
이어 KB금융도 보통주 자본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에 상응하는 규모를 다음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상반기 전후까지 누적된 자본으로 인해 자본비율이 13.5%를 상회하면 해당 자본을 추가 주주환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계획이 유연해지고 자본비율 목표가 조정된 점이 주주환원정책의 지속성과 예측가능성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하나금융의 경우 주주환원 강화 외에도 9% 이상의 ROE만 감안해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 올해 주주환원율을 39%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B금융의 내년 주주환원율이 올해 전망치 41% 대비 상승할 것"이라며 "자기주식매입소각을 꾸준히 강도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본 은행 위험가중자산과 자본 추이 그래프. [키움증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088_220744_239.png)
특히, 최근 국내 은행주의 밸류업 계획에서 일본 은행주와 유사한 점이 많아 주주환원 강도의 차이가 점차 좁혀질 전망이다. 일본 은행주의 경우 주주환원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실천 노력' 요청과 맞물리는 시기에 순이익이 중가하고 ROE가 상승해 주주환원 강화가 가능한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일본 은행주는 배당성향을 약 40% 기준으로 자기 주식 매입을 통해 추가적인 주주환원을 실행하고 있는데, 국내 은행주가 밝힌 기업가치제고 계획도 비슷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일본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ROE 구성요소를 분해하고 ROE 상승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로직트리(Logic Tree) 기법에서 비수익자산의 감소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한국 은행주도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로직트리 기법을 제시하며, 직접적인 특정자산의 감소보다는 리스크를 감안한 자본배분 등을 언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가 기업가치제고계획을 생각보다 구체적인 수준으로 발표했고, 은행별 상황에 맞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은행업 특성상 수익성 제고나 자본정책 변화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일본 은행주와 주주환원 강도의 차이는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실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제 필요한 것은 실적과 시간"이라며 "지금까지 보여준 꾸준한 실적개선과 점진적 주주환원 강화가 진행되면 PBR 상승은 자연스레 따라올 결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국 은행주의 차이점도 존재한다. 일본 은행주의 경우 전반적으로 ROE가 한국 은행주보다 소폭 낮고, 자본비율도 낮다. 미쓰비시UFJ금융(MUFG)의 경우에도 최근 ROE가 상당히 개선됐지만 FY23 실적이 8.5%이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10.1%인데, 목표비율은 9.5~10.5%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자본비율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유지하는 차원에서 주주환원 강화와 자본축적, RWA 조율 등을 밝히고 있다. 이는 MUFG 뿐만 아니라 다른 대표 은행주인 미쓰이스미토모 금융(SMBC)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한국 은행주 대비 한단계 낮은 자본비율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은행주는 현 수준보다 자본비율이 높아져야 주주환원 강화가 본격화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경기대응완충자본이나 스트레스 완충자본 등 추가목표가 부여된 영향일 수도 있지만, 다소 아쉬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자본비율 유지 정도의 목표를 제시하거나 목표범위를 제시하거나 이전 대비 목표수치를 낮추는 등 자본비율 목표 단계 설정이 유연해진 점은 다행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