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 기록
대규모 운용손실 사태 영향…금융당국 '내부통제' 주시
지난주 주식 증권사 내 트렌드지수 '꼴찌' 등극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신한투자증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5520_219961_5213.jpg)
신한투자증권(대표이사 김상태)이 1300억 규모 ETF 운용 손실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데다가 지난주 주식 증권사 트렌드지수 순위에서 '꼴찌'를 등극해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바닥을 치는 모양새다.
7일 랭키파이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주 주식 증권사 내 트렌드지수 1584포인트(p)를 받아 '꼴찌'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8770p △한국투자증권 5978p △키움증권 5210p △삼성증권 5078p △NH투자증권 4974p △KB증권 2566p △한화투자증권 2612p △대신증권 2150p △토스증권 1598p 순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앞섰다.
이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올해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실적 발표 때 지난 3분기에 1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영업외손익에서 441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1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순손실을 냈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익이 늘어나는 등 본업에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최근 발생한 1300억원 대의 금융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신한투자증권 본사 전경 [신한투자증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5520_219962_5238.jpg)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장내 선물 매매와 청산으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 과정에서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나, 담당자는 이를 외국계 증권사와 스왑 거래(미래 특정 시점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을 서로 교환)를 한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
이와 관련해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긴급브리핑에서 "개인은 당연하고 조직적 문제도 굉장히 크다"며 "미리 견제할 수 있는 내부통제의 설계와 운영상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문제가 단순한 자금 운용 실패가 아니라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재로 인한 금융사고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손실 사태는 ETF의 LP 담당 직원이 격 안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허용되지 않은 선물 매매에 나서면서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윗선의 개입 여부와 내부통제 기준 미마련 등 조직적인 경영 문제까지 모두 살펴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조직적인 설계 운영 상의 문제점이 크면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데다가 증권 검사가 끝나면 지주 감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까지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금융당국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운용 손실 사태 발생 당시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재 신한투자증권의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가 시작되면서 초기 자금 투자 등 LP 관련 업무도 중단됐다. 이어 지난달에는 2500억원 규모의 2·3년물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오는 16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연기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유동성 공급에 문제가 없는 ETF만 제한적으로 중단한다"며 "이번 손실과 관련이 없는 부서의 ETF LP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한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당국의 규제 등에 대한 우려가 줄기 시작하면서 증권사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증권업이 금리 하락에 따라 국내외 주식투자, 채권운용,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돼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부동산PF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완연한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앞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3분기 적자와 금융당국의 감사 진행으로 향후 실적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TFT'를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관리 TFT'는 신한지주와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선훈 자산관리부문대표가 직접 TFT를 이끌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