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앞에서 美 대선 승리선언
불안정한 국내 주식 시장 속 금융주 상승 마감
증권가, 높아진 금융 업종 주가에 대한 우려 제기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국내 금융주가 주식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들어 높아진 금융주에 대해 3가지 우려사항이 제기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속도가 둔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주요 외신과 국내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6일 트럼프 당선인은 전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이 넘는 295명을 확보했다.

특히, 경합주 7곳(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네바다) 모두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차지한 점이 대선결과를 빠르게 결정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며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이어 그는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미국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공약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인세 기존 21%에서 15%로 인하 △도드-프랭크 법안 완화 △IRA  법안 수정 등 기존의 정책 환경이 크게 변화될 수 있다.

특히, 내년 트럼프 정책 7대 핵심 테마에 따른 수혜 섹터를 금융, 산업재, 유틸리티, 자유소비재, 중소형주로 선별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달 6일 국내 금융주들은 주식 시장 약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했다.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3.3% 오른 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1.98%), 우리금융지주(1.83%), 신한지주(3.32%), JB금융지주(3.07%), 메리츠금융지주(2.22%) 등 금융 관련 업종이 상승 마감했다. 

다만, 미국이 보편 관세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관련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던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

(왼쪽부터) 금융산업 주가 흐름 그래프, 수출증가율과 은행의 상관관계 그래프. [KB증권 제공] 
(왼쪽부터) 금융산업 주가 흐름 그래프, 수출증가율과 은행의 상관관계 그래프. [KB증권 제공]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높아진 금융 업종 주가에 대한 3가지 우려사항을 제기했다.

우선, 밸류업에 대한 신규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대부분 금융주들이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향후 신규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는 오히려 밸류업 계획 발표 직후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으나, 신규 모멘텀의 부재라는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밸류업 계획을 계속 충실히 이행할 가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해 초부터 정부가 추진해 온 여러 금융시장 관련 정책들(배당절차 개선방안,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은 모두 MSCI에서 한국 금융시장에 지적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마지막 노력이 내년 6월을 가리키고 있고,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인 금융기업들이 그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고 덧붙였다.

하 연구원은 또 "지난 5일 공매도 잔고 공시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언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남은 과제인 '공매도 전면 재개'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주의 내년 이익 증가율과 한국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금융주는 한국 수출 증가율과 상관관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 2008년부터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출이 증가할 때에 국한해 장기금리의 상승의 수혜를 받았으나, 다시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규제의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 연구원은 "올해 대비 내년의 금융주 이익 증가율은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기준 높지 않다"며 "다만, 이익 증가율의 둔화를 주주환원의 증가율이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물 금리가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이익의 절대금액은 양호할 것이기 때문에 주주환원을 하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한국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더라도 현재 높은 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점과 금융규제 완화 흐름을 고려할 시 과거에는 수출 증가율과 금융주가 양의 상관관계에 있었으나, 올해는 음의 상관관계로 바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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