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주주환원책 확대 기대감↑
증권가 "성장전략을 RWA 관리에 초점둬야 할 것"
미 대선 앞두고 관망세 속 금융주 규제 등 부각 우려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최근 한달 간 은행업종 평균 주가 상승률은 16%에 달한다. 지난주에는 KB금융지주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와 신한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ㆍ소각 발표로 금융주가 더욱 상승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후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면서 주주환원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밸류업 공시를 신뢰하나, 현실적으로 대형 규모로 자사주 확대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이 높은 KB금융이 CET 1 비율에 연동한 기계적인 자사주 매입ㆍ소각 확대 방안을 발표해 은행 주주환원 관련 신뢰도를 배가시켰고, 신한금융마저 예상을 웃도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화답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주자본비율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금융사들의 모든 성장 전략이 RAW 관리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가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1조506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 8220억원 △하나금융 3000억원 △신한금융 2500억원 △우리금융 1366억원 순으로 높았다.

아울러 올해 1~3분기 누적 배당금총액은 △KB금융 1조2000억원 △신한금융 8200억원 △하나금융 5112억원 △우리금융 3011억원으로, 총 2조8323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을 13%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아울러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도 밝혔다.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은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해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식에 KB금융은 지난 25일 하루만에 업종 주가가 4.8% 급등하기도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밸류업 공시 발표 이후 외국인이 금요일 하루에만 63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한주간 주가가 각각 7.5%와 7.0% 상승해 은행주 중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며 "이번 공시가 투자자들의 은행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신뢰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13% 이상의 안정적 CET1에 기반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ROE 10%와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를 달성할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기존 중장기 목표로 계획했던 주주환원율 50%를 오는 2027년까지 달성한다는 명확한 주주환원 목표를 제시했다. 자본관리 정책을 개선해 CET1을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당 구간 내에서는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하기로 했다. 이어 RoRWA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ROE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속가능 ROE 10% △CET1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 중 CET1 12.5%를 내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파이낸셜포스트 DB]
(사진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

이러한 흐름 속 증권가에서는 금융사들의 모든 성장 전략이 이제 RWA 관리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주주환원율 확대를 위해 CET1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은행들이 목표로 하는 Target 주가순자산비율(PBR) 0.8~1.0배 달성 이전에는 비은행 인수합병(M&A)과 같은 그룹 RWA를 크게 증가시키는 의사결정은 이제 회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금융지주사가 인수 주체인 비은행 M&A 시장도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의 경상 ROE가 최소 8% 이상을 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총주주환원율이 매년 상승해 오는 2027년까지 50%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면, 국내 금융주의 만성적인 할인 요인인 규제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예상 외의 악재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차적으로 은행 평균 PBR이 0.6배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 현실화 가능성에 따라 감세 등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더불어 국채 발행량 증가 이슈는 국채 금리의 상방압력으로 충분히 작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감세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더불어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량 증가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국내증시가 무조건 악재라고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이다은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수출·분단국인 한국에 불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다만, '트럼프 집권 1기(지난 2017~2020년)' 때 코스피 수익률이 52%로, 바이든 정권(-18%) 때 보다 높은 수치이기에 트럼프 당선이 국내증시에 부정적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향후 금융주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승 기울기는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밸류업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정부분은 반영된 상황"이라며 "은행 이익이 계속 증가하면서 연말 연초에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규제 우려 등이 잠시나마 부각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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