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차기 행장 선임절차 돌입…11월 윤곽 관측
대부분 연임 의지 강력...우리ㆍNH농협은행 불투명

(사진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제공]
(사진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제공]

주요 시중 은행장들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됨에 따라 후임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은행장 임기가 오는 12월 31일에 종료된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장의 연임이나 교체 여부는 오는 11월부터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은 은행장 등 자회사 CEO(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했으며, KBㆍ하나ㆍ우리금융도 곧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를 열고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도록 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실시하면서 주요 시중 은행들이 예년보다 한 달 이른 시점에 후임 선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장들은 강력한 연임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최종 후보는 각 은행의 평가와 이사회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장에 대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우선, 지난 2022년 1월에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올해 3년차 임기를 보내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내부통제 관련 책임 등이 변수로 꼽히고 있으나, 이 행장의 발빠른 대처로 조직 안정과 가입자 보상을 이뤄내 두 번째 연임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며 경영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난해 취임 이후 자산 관리, 글로벌, 연금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여동안 은행을 이끌어왔지만,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건, 횡령 등 은행 내 빈번한 사고로 인해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 조 은행장은 연임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 내 강한 질타와 책임론에 휩싸인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손위 처남, 처남댁, 처조카 등)이 우리은행으로부터 350억 원대의 부당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물론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우리금융 현 경영진의 책임을 지적하면서도 임종룡 회장이나 조병규 행장 등 현 경영진의 거취 문제는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힌 상태다. 

조 행장 거취 문제는 오는 27일 지주ㆍ은행 이사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의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에서 압축한 은행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적합성을 심사한 뒤 그 중 한 명을 최종 선정한다.

올해 첫 2년 임기를 마치는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지난 3월 109억원 규모 부당대출 배임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까지 배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연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도 오는 12월 31일로 끝나기 때문에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 연임 여부가 나란히 매듭지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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