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준 해시드 대표 "정부·기술·기업 공존 못하고 폭주기관차 같이 전쟁"

블록체인 콘퍼런스인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4: 임팩트(Korea Blockchain Week 2024: IMPACT, 이하 KBW)’가 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막이 올랐다. ‘KBW’는 ‘웹 3.0 에코시스템 빌더’ 업체인 팩트블록(Factblock)과 업계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Hashed)가 공동 주최하는 콘퍼런스다.
이번 행사에서는 블록체인, AI, 가상자산 등 다양한 분야에 몸 담고 있는 글로벌 인사가 자리해 모여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블록체인 업계의 선구자들이 연사로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번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에서는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충돌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역할,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접합 등 문제가 화두가 됐다.
이날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개막한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4'에서 '두 세계의 공존: 물리 세계의 정부와 디지털 세계의 블록체인'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김 대표는 "가장 큰 3개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와 기술과 기업이 공존하지 못하고 폭주기관차 같이 전쟁을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이 이들의 공존 과정에서 서로 어떻게 신뢰하며 협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 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 체포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파벨이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여러 범죄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를 당했다"며 "그렇다면 플랫폼 또는 메신저 회사들이 시민들의 모든 대회를 검열하고 얼마나 위험한 대화를 나눴는지 실질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반문했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소유권 혁명: 미래 디지털 자산을 평가할 네 가지 접근'이라는 기조강연에서 토큰화의 전망을 밝게 봤다.
김 대표는 "토큰화는 작은 단위 거래와 비용 감소, 기존에 공급하기 어려웠던 상품의 활성화 등 장점을 갖고 있다"며 "2030년에는 토큰화 시장이 4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블록체인을 이용한 토큰화는 디지털 자산의 법적 토대와 관리할 수 있는 장부로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우리 삶에 전방위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개발 사업도 주목했다. 김 대표는 "각국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예의주시하며 실험에 참여 중"이라며 "한국은행이 CBDC 개발은 의미 있는 프로젝트며 한국만의 사업이 아닌 글로벌 중앙은행의 CBDC 경쟁력 싸움"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거시ㆍ금융 정책을 주도한 전문가다. 특히 2018년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가상자산 정책을 수립한 인물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 등은 가상자산 정책과 관련해 가상자산거래소의 폐쇄에 입장이 기울었으나, 김 대표가 실명제 도입 등의 제도를 만들어 국내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지속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이더리움과 AI'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블록체인과 AI의 접합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그는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와 투명·개방을 의미한다면 AI는 집중적이고 불투명하다"면서 "명확한 목표 없이 두 기술을 단순히 결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테린은 "AI의 등장으로 앞으로 더 많은 사기 사건이 발생할 여지가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커뮤니티와 참여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두 기술의 결합을 통해 어떤 것을 얻어내려 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테린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부테린은 지난 2월 27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웹3 콘퍼런스 '비들 아시아 2024(BUIDL Asia 2024)'와 전날 성남시 네오위즈(095660) 판교사옥에서 개최된 '이드서울 2024(ETH Seoul 2024)'에 각각 기조연설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일대에서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며 노트북을 들여다보거나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쥔 채 길을 걷는 모습 등이 눈길을 끌었다.
부테린은 1994년생으로 러시아계 캐나다 국적으로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개발자이자 창립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