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중소기업·벤처 모험자본 공급 미미…M&A 지원 역할 등 강조
“종투사제도 공과 평가한 뒤 제도개선 방향 증권업계와 논의할 것”
![김병환 금융위원장 자료 이미지 [금융위원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2018_215291_5125.jpg)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9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초대형 투자은행(IB) 등이 부동산 투자에 편중됐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본연의 역할을 위해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김병환 위원장은 “도입 10여년이 지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제도의 공과를 평가하고 필요한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증권사 CEO 간담회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 CEO들이 참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증권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성숙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과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등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종투사와 초대형 IB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시행한 결과 증권사의 외형은 상당 부분 성장했다”면서도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 미미하고 부동산금융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증권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관련 제도를 업계와 논의해 재정비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제도개선에 나갈 의사를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또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단기수익에 치중한 특정 부분 쏠림현상이 증권업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시스템 리스크를 확산시킨 바 있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증권업계 일각에서 유동성·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선제적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달라고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에게 당부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유동성·건전성 규제가 실제 리스크 수준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데 역점을 두고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증권업계의 불완전판매와 불법 공매도 등 이슈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는데 그동안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저해하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며 투자자 보호가 새삼 강조됐다.
무엇보다 김병환 위원장은 “정부는 불법·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며 “증권사들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개선 방안 이행 준비를 차질 없이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피해와 기관 내부의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장치 재점검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전환이 긴요하다면서 증권사 지분금융(Equity Financing) 활성화를 주문했다. 그는 “가계·기업의 레버리지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기업도 부채(Debt)보다는 지분(Equity) 방식으로 자금조달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증권사들이 밸류업 기업의 자금흐름을 끌어나가야 한다”며 “동시에 기업가치를 세심하게 분석·평가해 투자 판단에 활용되는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고 스스로 상장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소통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기업 밸류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하면서 일부 증권사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에 참여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사가 특정 IB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IB사업 현황을 리뷰하고 재조정해 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어 “업계가 기업금융 업무를 확대해 실질적인 기업들의 경영을 지원하는 동시에 IB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시장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에서도 제도적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