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SK하이닉스 FE구매 담당 부사장, 뉴스룸 인터뷰서 밝혀
"구매 본연의 업(業)에 집중해 AI 메모리 경쟁력 높일 것"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각국의 협업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반도체 설계, 공정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각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의 공급망이 받쳐져야 비로소 기나긴 공정을 거쳐 반도체 완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가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제 정세마저 불안정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소부장 공급망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변하는 수요와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 관해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은 "구매 업무 본연에 충실하며 상황별 시나리오에 기반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FE구매는 전공정(Front-End)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구매해 현업에 공급하는 조직이다. 품질, 비용, 기술은 기본이며, 배송 전반을 관리하고 수요까지 예측해 업무 간 유기적인 연결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FE구매 구성원들은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절감 전략 수립, 생산능력(CAPA) 확보, 공급업체 최적화, 물량 배분 등을 통해 구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부사장은 "FE구매를 비롯한 구매 조직은 양질의 소부장을 확보하면서도 원가는 절감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한다"며 "과거 조달구매 중심이었던 조직의 역할이 최근에는 기술구매, 글로벌 소싱, 공급망 생태계 관리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중요성이 커졌고, 그 중에서도 FE구매는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필수 소재,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같은 핵심 장비를 적시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확대된 역할을 한층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FAB원자재 구매의 경우 개발과 양산 조직을 통합해 유기적으로 협업할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한 김 부사장은 "장비·부품구매 조직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한편, 공급망 관리 및 준법 활동을 담당하는 구매Compliance전략 조직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FE구매는 전문성과 유연성을 높이며 다양한 이슈를 해결해 나갈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부연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상황과 역할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환경에서 방향과 템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본연의 일에 집중해야만 성과를 이룰 수 있다"며 "구매의 본질은 ‘변수 속에서 경쟁력 있는 구매를 완수하는 것’으로 우리 조직 모든 구성원들은 이를 마음에 담고 ‘Back To The Basic’의 자세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다운턴 극복, HBM 수요 대응…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성과

김 부사장이 ‘기본(Basic)’을 강조하는 이유는 구매 조직이 다운턴을 이겨내고 착실하게 쌓아온 성과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김 부사장은 "다운턴 당시, 구매는 투자를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 전사적 비용 절감에 힘을 보탰고, 수시로 단가 협상을 했으며, 제조·기술 조직과 협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유지보수비(OpEx)를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시에 불안정한 국제정세, AI 붐과 같은 변수들에도 대처했는데, 공급망 확보, 지속적인 납기 점검, 생산능력 확충 등을 통해 요동치는 메모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부사장은 "무엇보다 공급망을 다변화해 원가를 낮추고 단일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힘썼다"며 "유관부서 협업, 협력사 교류를 통해 다방면의 마켓 인텔리전스(MI)를 확보하고, 시황 예측 체계도 고도화했는데, 이 모든 것은 ‘경쟁력 있는 구매를 실현한다’는 본연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 호황기를 맞으며 여러 성과를 이루어 냈지만, 김 부사장은 "진정한 게임은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구매 업무 확장은 물론, 미래 시장 준비까지 산적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가장 큰 과제는 지정학적 이슈와 불확실성 증대다.

김 부사장은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특정 품목의 수급이 제한되는 등 소부장 구매 전반에 도전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법과 제도 안에서 가용한 자원을 모두 활용해 시장 정보를 확보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며 "주요 공급처 정책·전략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공급망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주기적으로 마켓 인텔리전스와 공급망 관련 리포트를 내면서 구성원들의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패권을 쥐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 굳건한 1위 수성도 달성해야 할 목표다. 김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핵심 소재·부품을 빠르게 수급해 회사의 AI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지키고, 설비투자비(CapEx)와 유지보수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총소유비용(TCO)을 줄이면서 미래 반도체 개발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이슈에도 끄떡없는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고, 단계적인 ESG 정책을 통해 협력사와 함께 넷제로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지정학적 이슈로 불확실성 증대…위기의식 갖고 대응"

김 부사장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세심하게 지원하는 것 또한 기본에 충실한 일로,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업의 성공 여부와 성과를 얼마나 크게 낼 수 있을지는 결국 구성원들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구성원들이 치밀하게 분석하고 근성 있게 협상하며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고, 동료 구성원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을 갖추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김 부사장은 "구성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회사를 대표해 자신의 의사결정이 국내외 공급망 판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며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며, 법과 제도를 준수하는 것 기본 중의 기본으로 어떤 성과나 보상보다 준법·윤리경영이 우선되어야 함을 늘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성한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부사장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마지막으로 김 부사장은 현재의 반도체 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고 진단하며,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데 계속해서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급망 리스크와 지정학적 이슈가 확대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이에 따라 급변하는 환경에 잘 대처하기 위한 구매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많이지는 때다.

김 부사장은 "녹록지 않은 환경에도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크다"며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다운턴 속에서도 내부를 재정비하고 더 높이 도약할 기반을 만들었고,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더 밝은 미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FE구매는 한치의 방심 없이 변화를 주시하고 대응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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