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10월 인하론이 대세나 집값·가계부채·환율 등 변수
3년물 국고채 금리 2년래 최저…금통위 7월회의서도 논의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함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인하 스케줄이 빨라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 이미지 [한국은행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0289_213190_4320.jpg)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함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인하 스케줄이 빨라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FOMC를 열고 8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회견을 통해 오는 9월로 안건이 미뤄졌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연준은 고용부문 과열이 잦아들고 인플레이션 수준도 관리 목표 2%대로 수렴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장 시장에서는 오는 10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고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환율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위한 준비가 이미 끝났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비유했듯 차선을 바꾸기 위해 ‘깜빡이’를 켠 상태라는 것이다.
당장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지고 미국이 예상대로 오는 9월 금리를 인하한다면 국내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충분히 갖춰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1일 공개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물가의 관점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필요조건이 상당부분 충족됐다”라는 위원들의 발언이 주목된다.
한은이 유럽과 일본, 중국처럼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 먼저 금리를 내린 뒤에야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10월 금리 인하설이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2.995%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가계부채 및 환율 등 문제로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인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위한 준비는 됐으나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인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4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6% 올라 직전 0.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지역의 경우 18주 연속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까지 연결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 7월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5조2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에는 5조3157억원, 6월에도 5조8467억원을 기록한 만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통위 회의록에도 “물가 측면에서 피벗에 대한 위험은 상당 수준 낮아졌지만 주택가격 상승 폭 확대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에서 위험은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이 금리 인하를 위한 통화정책 전환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지적한 대목이다.
이 위원은 “향후 물가와 주택가격의 추이를 확인하며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되 금리 인하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과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은행권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에 따른 영향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최근 환율이 13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한 것도 당면 과제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한 금융통화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 인하폭이 좁거나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국내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연말 또는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