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손실 인식 증가로 손실규모 기존 충당금 수준 웃돌아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에 따른 손실이 크게 늘면서 이미 쌓아둔 충당금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단지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7/208200_210633_3732.jpg)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 등에 따른 손실이 크게 늘면서 이미 쌓아둔 충당금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 평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부동산 PF와 관련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OSB저축은행은 기존 BBB0 등급에서 BBB-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고 웰컴저축은행도 종전 BBB+에서 BBB0로 하향 조정됐다. 아울러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신용등급 전망도 하락하는 분위기다.
모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 NH저축은행 및 키움저축은행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돼 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업권 상반기 결산 리포트를 통해 ▲개인·개인사업자 대출 자산건전성 추이 ▲부동산 PF 관련 양적 부담 추이·대손비용 부담 지속 여부 ▲규제 강화에 따른 충당금 적립부담 증가 가능성 ▲자본적정성·유동성관리 수준 등을 포인트로 제시했다.
리포트는 우선 하반기 저축은행들의 개인·개인사업자 대출과 부동산 PF에서 발생하는 대손비용 때문에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말 기준 16개 저축은행의 총여신에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7.4%와 19.0%로 집게됐다.
1개월이상 개인·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각각 4.6%와 8.1%로 직전 1분기에 비해 0.3%P와 1.9%P씩 늘었다. 같은 시기 16개 저축은행의 NPL(고정이하자산) 가운데 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2.1%로 1분기 66.6%에 비해 5.5%P 상승했다.
기업부문 NPL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 비중은 3월말 25%에서 무려 4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6개 저축은행의 NPL은 지난 1분기에만 7591억원이 늘었는데 이중 부동산 PF 대출이 대부분으로 6315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16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총 7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KB·대신·다올·OSB저축은행 등 4곳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200%를 웃도는 높은 양적 부담을 보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정책에 따라 PF사업장 재구조화와 정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이 예상치 못한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에 노출돼 대응력이 떨어진 만큼 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PF 사업장 재구조화 및 정리에 따라 상당수 사업장 손실 인식이 늘고 있는데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등 고위험 PF 비중에 따라 차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실 규모는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 규모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황에 따라 상위사를 중심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 확충 등이 요구되는데 자체 여력이 부족할 경우 모기업에서 유상증자 등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달 시행되는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의무화로 저축은행들의 충당금 규모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내린 금융사는 17곳인 반면 상향 조정한 금융사는 단지 3곳에 불과했다.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떨어진 금융사는 저축은행이 8개사로 가장 많았다.
다만 개별 저축은행에 따라 다르나 적게는 3조원대로 추산되는 수준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당부분 유상증자 능력을 갖추고 최근 경상이익 창출 추이 등을 고려하면 저축은행들이 1∼2년 안에 감내할 수 있는 정도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