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회장, 'Xite 트랜스포메이션' 솔루션 제시
첨단 디지털 기술 구현 '미래형 조선소' 추진
"인류에 새로운 미래 선사할 것"
전통적인 굴뚝산업부터 금융산업까지 모든 산업군에서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대변혁의 방아쇠는 인공지능(AI)이다. AI가 곳곳에 스며들면서 혼(魂)이 들어간 개체로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이제 우리 일상 생활과 AI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구축되고 있다. 여기에 맞게 기업들도 빠르게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창간 9주년을 맞는 파이낸셜포스트가 그룹별 AI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HD현대 정기선 부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HD현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HD현대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280_207024_1136.jpg)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Xite 혁신은 건설 현장과 장비의 개선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우리 산업계에 던진 화두는 단연 AI였다.
특히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건설 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과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혁신 의지를 담고 있다.
18일 HD현대에 따르면 구체적으로는 선박 건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 FOS)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HD현대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280_207025_1152.jpg)
◇ 2030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 목표
HD현대는 지난해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2026년까지 FOS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의 핵심은 AI·머신러닝 기술이다. 1단계에서 완료한 데이터 플랫폼으로부터 선박 건조 빅데이터가 전송되면, 이를 AI가 학습해 인력·자재·제품·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최적의 조선소 운용 조건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을 완료해 최종적으로 생산성 30% 향상, 공사기간 30% 단축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AI가 탑재된 미래형 선박, 건설기계의 개발·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LNG 추진 벌크선을 인도한 바 있다. 이 선박은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해 선박의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비상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도록 했다. 또 아비커스는 지난해 9월 레저보트의 충돌 회피 및 접안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뉴보트 도크’를 공식 출시하며 레저보트 자율운항 시장 본격 진출을 알린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초 HD현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를 3대 혁신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을 이끌 혁신 기술인 ‘X-Wise’와 ‘X-Wise Xite’도 공개한 바 있다.

‘X-Wise’는 장비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무인 자율 작업에 이르게 하는 AI 플랫폼이다. 앞으로 HD현대의 모든 산업 솔루션에 기반 기술로 적용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기술이 적용된 건설 장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최적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능형 현장 관리 솔루션이 바로 ‘X-Wise Xite’다.
HD현대는 또 AI의 활용 범위를 특수선 분야까지 확대한다. 지난 4월 미국 최고의 방산 AI 기업인 팔란티어와 '무인 수상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사는 2026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정찰용 USV를 개발하고, 이후 전투용 USV로 개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 사는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와 팔란티어의 미션 오토노미(Mission Autonomy, AI 기반 임무 자율화)를 접목한다. HD현대중공업은 탑재될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성능 선체 개발을 맡는다.
◇ 업무 방식도 디지털 전환…AI 역량 확보 총력
회사는 조직 개편을 통한 AI 역량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그룹 내 흩어져있던 AI 조직들을 한데 모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AI센터'로 통합하고 AI 직군을 신설했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지난해 1월 기술원을 설치해 3개 사(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가 별도로 진행하던 미래기술 개발 기능을 일원화함으로써 스마트 굴착기, AI 융복합기술, 미래 동력, 선행기술개발 등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CES 2024' HD현대 부스를 방문한 지드래곤이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휠로더를 운전하며 HD현대 정기선 부회장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280_207028_1230.jpg)
AI를 활용한 업무 방식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자체 보유한 2억 건 이상의 조선·해양 관련 데이터베이스(DB)에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지난 3월, 팀네이버와 ‘클라우드 전환과 AI 사업화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구글클라우드와 HD현대건설기계 콜센터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룹 내 AI 역량 강화와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대학생·대학원생과 HD현대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해커톤대회 ‘AI Challenge’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서울대와 손잡고 AI 분야 산학연 포럼인 ‘HD현대&SNU AI 포럼’을 진행한 바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건설 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의 육·해상 비전은 퓨쳐 빌더(Future Builder)로서의 역할을 실현하는 것이며, 세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함께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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