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논란' 정규돈 CTO 공식 임명
카카오 "평판 리스크 해소 방안은 준신위에 보고 예정"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과거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fee/202404/203066_203888_4826.jpg)
카카오뱅크가 상장된 직후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먹튀' 논란을 낳은 인사가 본사인 카카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공식 영전했다.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권고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본사 CTO로 임명했다. 2016년부터 작년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역임한 정 CTO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거래일 만인 2021년 8월 10일 보유주식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거뒀고, 2주 후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모두 매도해 10억여원을 손에 쥐었다.
이는 같은 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스톡옵션 차익 실현과 함께 대표적 ‘도덕적 해이’ 행태로 비판을 받았다. 임원진 주식 매도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직원과 주주들이 대규모 평가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신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쇄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카카오 쇄신을 위해 '구원 투수'로 등판한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가 정 CTO의 영전을 주도적으로 지휘했다고 알려지면서 결국 '회전문 인사' 관행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정 CTO의 경우 스톡옵션을 행사할 당시에는 크게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지 않은 점, 행사 이후에도 상당 기간 회사에 재직했기에 '먹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 등에 비춰 정 CTO의 선임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영 위원장을 포함한 준신위 위원들은 지난 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만났다. [카카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4/203066_203889_494.jpg)
실제 최근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이같은 질문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임기를 마치는 홍은택 전 대표는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고, 정신아 대표는 이날 '대표 자격'으로는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준신위의 권고를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준신위는 정 CTO가 내정된 후인 지난달 14일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 수립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우리 같은 기업에서 최고기술책임자를 할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한 분이 시장에 많지 않다"며 "준신위가 권고한 평판 리스크 해소 방안은 고민해서 보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