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을 휩쓸면서 전통적인 유통업계 강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제치고 업계 1위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28일 유통업계와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원화(평균 원달러환율 1305.9원 적용) 기준 31조8000억원, 6163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매출 1위 기업이었던 이마트(연결 매출액 29조5000억원)을 넘어 국내 매출 1위 유통회사에 등극한 것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통한 혜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객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는 만큼 당분간 높은 외형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익성 또한 커머스 외 부문의 공격적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나 커머스 부문이 안정 궤도에 오른 만큼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데 무리 없다는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 직구 플랫폼(알리익스프레스, 테무)의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기는 하나 빠른 배송 속도와 신선식품 카테고리에 강점이 있는 쿠팡과는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5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럭셔리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와의 연계를 통해 추후 선보이게 될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 쿠팡의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는 각각 65.6억달러(+23% y-y), 0.58달러(+850% y-y)를 기록했다. 세금 관련 영향을 제거한 조정 EPS(0.08달러, +167% y-y) 기준으로도 시장 기대치(0.06달러) 상회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12.6% 상승 마감했다.

주 연구원은 "핵심 지표인 엑티브 커스터머(해당 분기 한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는 2100만명으로 해당 고객들의 인당 구매액은 312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대형마트의 분기 객단가(15만원 수준)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외 부문(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핀테크 등) 또한 아직까지 절대 규모(연결 매출액의 4.2%)는 작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105%를 기록하며 빠르게 상승 중이다. 특히 쿠팡이츠는 지난 2분기 와우 멤버십 출시 이후 주문량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쿠팡플레이 또한 국내 OTT 앱 중 최초로 이용자 800만명(2024년 1월, 와이즈앱 기준)을 돌파하며 1위 넷플릭스(1237만명)를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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