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7일 신규 선임 후 두 달 만에 사의
주주사 간 갈등이 원인?
![이정환 대표. [위대한상상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6271_152519_3810.png)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이정환 대표가 취임 두 달여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주주 간 갈등이 원인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정환 대표는 최근 회사 측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주부터 계속 회사에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다가 이번 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17일 요기요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른 지 약 2개월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한 것을 사실이라며 "현재 사표 수리 전으로 거취를 놓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요기요의 이른바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중고차 전문 플랫폼 오토플러스 최고경영자(CEO), 대우정보시스템 경영지원실장(CFO), 써머스플랫폼 경영지원총괄 등을 거쳤다. 주로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하고 마케팅 전략을 새로 수립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1년 반 만에 사임한 전임 서성원 대표를 대신해 대표 자리에 오르며, 요기요의 위기를 타개할 경영자로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요기요가 추진하는 위대한 도전의 방향과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제시하는 리더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선 서 대표의 사임 배경에 최근 불거진 요기요 주요 주주인 GS리테일(지분율 30%)과 사모펀드(PEF·총 70%) 간 갈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기요는 2021년 10월 GS리테일과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한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양측은 어피너티와 퍼미라가 지난해 10월 1000억원어치 주주배정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한 이후 GS리테일이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표면화했다. GS리테일은 보유 중인 위대한상상 지분 가치가 과다하게 희석된다며 PEF 측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해 11월 GS리테일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PEF 측 손을 들어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기요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쟁사와의 점유율 경쟁에 역량을 쏟아야 하는데, 불필요한 곳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것. 현재 요기요 점유율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1위(배달의민족)와 격차는 벌어지고 3위(쿠팡이츠)는 무섭게 쫓아오는 형국이다. 내부에서는 “2위 자리도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요기요 측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장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회사 위기의 징표"라며 "업계 3위 쿠팡이츠가 무섭게 따라오는 상황에서 자칫 요기요가 3위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경쟁력 악화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