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EO 샘 올트먼 7개월만에 방한
삼성·SK와 AI 반도체 협력 가능성
![사티아 나델리 MS CEO(왼쪽)와 샘 올트먼. [샘 올트먼 X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6264_152509_4350.png)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이번 주 한국을 찾아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국내 반도체 기업 핵심 관계자들과 회동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이번 주 중후반 한국을 방문해 6시간가량 머물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AI 반도체 개발·공급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 시간이 짧아 국내 AI 기술 기업 등과의 만남보다는 주요 대기업과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한 기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과의 면담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올트먼 CEO가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소식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는 당시 국내 취재진에게 "한국에서 여러 면담이 예정돼 있다"며 "딱 6시간밖에 머물 수 없지만 다음에는 더 오래 머물며 다양한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싶다"는 방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에게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좌측부터 최태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이다. [SK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6264_152510_4426.jpg)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이 예상되는 이유는 AI 반도체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SK하이닉스가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도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을 정도로 직접 반도체 사업을 챙기고 있다.
올트먼 CEO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가의 AI 칩이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방한 당시 국내 스타트업과 가진 간담회에서 "딥테크(선행기술) 기업에 관심이 많다"며 "플랫폼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많은 기업을 탐방하고 칩 개발도 함께하면서 협력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오픈AI 간의 신생 AI 반도체 동맹이 구축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계현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올트먼 CEO와의 면담에 나설 전망이다.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각 사업부의 수장과 관련 사업의 부사장들이 배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DS부문 경영진이 총출동하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6264_152511_4447.jpg)
삼성전자와 오픈AI의 면담에서는 시장 1위인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범용 AI 칩의 생산, HBM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AI 반도체 칩의 설계 기술,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자금 등이 주요 안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에서 텐서처리장치(TPU) 플랫폼을 설계한 인물 중 하나인 우동혁 수석 개발자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막이 열린 인공지능 시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 부사장은 구글의 TPU를 초기에 설계했던 3명 중 1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트먼 CEO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도 AI 반도체 생산에 대해 협의하는 등 칩 생산 공장 네트워크를 전 세계적인 범위로 구축하고 있다.
오픈AI가 구상하고 있는 최첨단 AI 칩 공장 건설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와 경쟁하려면 필요 자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올트먼 CEO는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와 자금 조달을 위해 논의를 하는 등 투자자들과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