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484억원, 전년比 90.9%↓
별도 기준 522억원 영업손실, 3분기 배당 중단
AI 사업 매출 35.7% 성장 '고군분투'

SK텔레콤 사옥 전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사옥 전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대규모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SKT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조 9781억원, 영업 이익이 48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감소했고, 영업 이익은 90.9%나 급감했다.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 부문의 타격이 가장 컸다. 별도 기준 3분기 매출 2조 6647억원, 영업 손실 5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 순손실도 2066억원에 달했다. 다만 유무선 통신 사업 자체는 회복세를 보였다. 5G 가입자는 1726만 명으로 지난 분기 대비 약 24만 명 증가했으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도 순증으로 전환되는 등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실적 부진은 사이버 침해 사고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 영향이 크다. SKT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해킹 사고에 따른 이동통신 매출 감소가 5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김양섭 SKT 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된 3분기 실적 영향은 대부분 매출에서 발생했다"며 "고객감사패키지 영향으로 8월 통신요금 50% 할인이 가장 큰 영향을 줬고, 멤버십 혜택 강화도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주 환원 정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김 CFO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3분기 배당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4분기 배당도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연간 실적과 현금 흐름이 최종 집계되는 시점에 전반적인 밸런스를 감안해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부진 속 AI 사업은 유일하게 선방했다. SKT는 3분기 AI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7% 증가하며 성장 모멘텀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AI 데이터 센터(AI DC) 사업은 판교 데이터 센터 인수 효과와 GPU 임차 지원 사업 수주에 힘입어 14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AIX(AI Transformation) 사업도 55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SKT는 최근 분산됐던 전사 AI 역량을 'AI CIC'로 재편하고,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추진하고 있는 울산 AI 데이터 센터 기공식을 열었으며, 오픈AI와 서남권 전용 AI DC 구축 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T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의 하나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고객 보호와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아무도 신뢰하지 말고, 계속 검증하라"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철학을 기반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을 선언했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7000억원을 투자하는 '정보보호혁신안'을 수립·실행하고 있다.

김 CFO는 "사이버 침해 사고의 영향은 2025년 실적에 대부분 반영되고 2026년에는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고, AI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단단한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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