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시 등 통해 '자사주 소각일 별도 이사회 통해 공시' 밝혀
MBK, 적대적 M&A 위해 가처분·비방 지속
고려아연 핵심 사업들에 대한 몰이해 심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제공]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자사주 9.85%를 처분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것에 대해 고려아연 측이 "존재하지도 않는 허위 사실을 가정해 또 다시 가처분 소송을 벌이며 당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취득한 자사주는 합법적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한다는 입장이다.

13일 고려아연은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며 "시장과 언론을 호도하는 등 과거 보여줬던 법꾸라지 행태를 또 다시 이어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풍·MBK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의 대상은 고려아연이 영풍·MBK에 맞서 올해 10월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 204만30주다. 영풍·MBK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해당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지금껏 실행하지 않고 있다"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MBK는 지난 공개 매수 과정에서 1차 가처분에 이어 재탕 가처분을 무리하게 신청했다가 모두 기각됐고, 해당 가처분을 활용해 사기적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시장 교란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도 아직 법꾸라지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MBK의 행태가 이른바 '꾼의 수법'이라는 점은 이제 국민과 언론이 모두 소상히 알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적절한 시기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이미 법원은 물론, 주주와 시장, 금융당국에 지난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약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전날 MBK가 "씨앤앰(현 딜라이브)은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투자였음을 부인할 수 없고, 사모투자 운용사가 모든 투자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문을 배포한 데 대해 "앞과 뒤가 다른 이야기"라며 "씨앤앰 투자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고려아연의 신사업 투자 등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MBK는 고려아연의 자원순환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문제 삼으며,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 차례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해당 산업과 기술, 장기적 안목과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단기적인 식견에 매몰된 채 일방적인 주장을 펼쳐온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자신들이 일으켜온 수많은 사회적 문제와 논란에 대해 뒤돌아보고, 최근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자중과 반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MBK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핵심 자료들을 활용해 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의혹까지 받고 있다. 아울러 MBK 측이 주장했던 차이니스 월(정보 교류 차단)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더해 내부 통제시스템 부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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