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한금융지주 13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 CEO 교체 단행
정상혁 신한은행장, 통상 관행이던 1년 연임 → 2년 연임 신뢰얻어
진옥동 회장 "바람이 바뀌면 닻을 조정한다" 등의 평소 멘트 인사철학 반영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의 금융권 기업들이 수장 자리인 CEO(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연임할 지, 교체할 지에 대한 저울질이 한창이다. 특히 올해는 금융권에서는 연임보다는 교체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올해 대내외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권도 리스크 대응 관리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보면 최고결정권자 역할을 하는 CEO의 현명한 의사결정ㆍ추진력 기반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에 <파이낸셜포스트>는 올해 금융권 CEO,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주요 핵심 C-레벨군을 중심으로 인사 풍향계의 흐름을 살펴보고 어떠한 흐름의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찾는 '인파(인사 파이낸스)' 기획기사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13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특히 정상혁 은행장의 경우 2년 재선임의 추천이 확정되면서 진옥동 신한지주금융 회장으로부터 리더십의 두터운 총애를 받고 있다.

◇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연임 성공 뒤 진옥동 회장의 '냉정함'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글로벌 컨퍼런스 위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글로벌 컨퍼런스 위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신한은행]

사실상의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지주)의 인사키를 쥐고 있는 진옥동 회장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그룹 내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고강도 인적 쇄신의 작동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옥동 회장이 대대적으로 물갈이 하는 냉정함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업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CEO는 연임하고 아닐 경우 구조 조정을 확정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신한금융지주는 무려 13개 계열사 중 9개의 CEO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C-레벨에 대한 인사 조치를 위한 수술을 진행했다. 앞서 이달 5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계열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사장단 후보 추천을 단행했다. 

이번 9개 계열사 CEO들이 연임 실패하는 고베를 마셨다. 이들 CEO들은 내년에 연임할 수 있을 지를 놓고 조마조마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만 하다.

올해 진 회장이 강조한 메시지를 두 단어로 압축ㆍ표현하자면 '냉정함ㆍ당근과 채찍'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임직원들을 향해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한 바 있다. 

이 말의 구체적인 의미는 불확실한 대내외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유연한 위기 대처 능력이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진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내 대대적인 인사 조치는 작년에 연임을 대부분 확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와 반대로 대부분 교체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는 아마도 '전쟁중에는 수장을 바꾸지 않는다', '바람이 바뀌면 닻을 조정한다' 등의 진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멘트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항목의 정책적 의사결정에 대한 키를 쥔 핵심 임원들이 바로 CEO, CFO 등의 C-레벨군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옥동 회장은 올해 대대적인 CEO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임기 2년으로 연임을 확정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진 회장이 정상혁 은행장에게 또 한번의 신뢰를 준 것이다. 비결로는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노력한 점 등이 꼽힌다.

특히 정 은행장은 1년 연임이라는 기존의 관행을 깨고 2년 연임을 추천받아 확정했다는 점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실적 부문에서도 정 은행장의 신뢰 입지는 두텁다. 신한은행의 올 3분기(1~9월)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약 3조6489억원, 당기순이익 약 2조65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5%, 18.1% 가량 상승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인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사장과 신한EZ손해보험 강병관 CEO도 연임에 안착했다. 

◇ 진옥동 회장 式 신상필벌 원칙…냉점함 속 '당근과 채찍'

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올해 신한금융지주의 인사는 '냉점함 속 당근과 채찍'이 동시 반영됐다. 정 은행장을 제외한 13개 계열사 중 9개곳의 CEO들이 탈락의 고베를 마셨다.

잘한 사람한테는 그만큼의 인사에 대한 보상을 주고 성과가 미흡한 CEO는 냉정함이 수반됐다.

신한카드 신임 CEO로는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신규 추천됐다. 통상 신한카드 CEO 자리는 부사장을 거쳐 승진해 올라오기 마련이다. 이번 박 본부장의 승진은 본부장에서 사장으로의 2단계 정도 한 번에 오른 셈이다.

박창훈 신임 CEO 추천자는 신한카드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회장이 박 신임 CEO 추천자에게 거는 기대 분야는 차별화된 성장동력ㆍ발굴 키우기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인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선훈 부사장이 추천됐다. 김상태 사장은 지난 8월 발생한 파생상품 관련 사고로 사임했다. 이선훈 신임 CEO는 전략기획 전문가로 통한다.

파생상품 사고 이후 후속 조치 일환으로 이 신임 CEO는 위기관리ㆍ정상화 태스크포스(임시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조직 쇄신의 적합자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캐피탈에는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저축은행은 채수웅 신한은행 본부장, 신한DS에는 민복기 신한은행 본부장이 각각 신임 CEO로 추천됐다. 

민복기 신임 신한DS CEO는 그룹 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은 임현우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임 CEO로 추천됐다. 

신한벤처투자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가, 신한자산신탁은 이승수 사장이 신규 CEO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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