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7조5731억원, 순이익 5조7534억원
매출·영업익·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
"AI 메모리 수요 강세…HBM 비중 확대"
"HBM3E 12단, 예정대로 4분기 공급 시작"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로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손실 1조7920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17조57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8% 증가했다. 순이익은 5조753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은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매출 18조370억원, 영업이익 6조7628억원이었다. 매출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으나,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매출은 기존 기록인 올해 2분기 16조4233억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섰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의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4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호실적의 배경으로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고대역폭메모리), eSSD(기업용 저장장치)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당사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회사는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Multi Modal)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우선 D램을 보면, 회사는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에서도 SK하이닉스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당사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No.1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이날 오전 9시 16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2700원(1.38%) 내린 19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대 하락하며 19만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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