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참석
향후 통화정책방향 등 업무상황 보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금리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가계대출, 물가상승률에 대한 업무상황을 보고했다. 특히, 국내 경기 상황을 보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에서 외환시장의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함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다만, 국내외 금융여건 완화가 가계부채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는 여전히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물가도 안정된 흐름이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간 통화긴축 기조 지속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낮은 수요압력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은 안정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지역 리스크와 국제유가 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제 상황 속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취약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2.0%에서 1.7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기에 내수 부진은 여러 요인을 살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기에 일부 해야하지만, 여러 구조적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섰기에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는 효과가 크지 않고,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도 회복 흐름을 재개하면서 2% 초중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상수지는 IT품목 중심으로 수출 호조, 유가 하락 등으로 큰 폭의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이 총재는 "금융의 디지털화, 비은행금융기관 비중 확대 등에 대응해서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국은행 대출 및 공개시장운영 제도를 개선했다"며 "외환시장 구조 개선, 무위험지표금리 활용도 제고 등을 통해 시장 기반을 선진화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와 국가 간 지급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고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에 대비한 기술적, 제도적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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