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 상장주 32.59% 보호 예수 풀려
윤관 대표 '탈세 의혹' 소송이 엑시트 변수
![지난 2018년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334_207097_4357.jpg)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주식 중 32.59%에 해당하는 2248만2253주의 보호예수가 17일 해제된다. 이에 따라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행보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지분 중 대다수를 BRV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예수는 주식을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회사의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경우 의무 보유기간을 설정해 회사의 주식의 판매를 일정기간 동안 늦추는 옵션이다. 주로 신규 상장주의 경우 옵션이 붙으며, 대량 매도로 인한 주가 폭락과 차익 실현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는 주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6개월 보유 의무 기간을 가진 뒤 이날 이 제한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이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보호예수 물량까지 풀리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에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 중 가장 큰 관심은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 산하 벤처캐피털(VC)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의 총 24.7%를 가지고 있다.
BRV 로터스 그로스 2015 펀드(BRV Lotus Growth Fund 2015)가 지분 16.1%(1097만8545주)를, BRV 로터스 3호 펀드(BRV Lotus Fund III)가 지분 8.6%(587만6718주)를 보유하고 있다. BRV캐피탈은 보호예수 해제 시점에 맞춰 블록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7년 동안 주식을 보유한 만큼 엑시트(자금회수) 시점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높은 할인율로 블록딜에 나서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에코프로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334_207098_448.jpg)
앞서 카카오페이도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블록딜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알리페이는 지난 2022년 6월과 올해 3월 카카오페이 지분 3.8%와 2.2%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지난 3월 블록딜 때 할인율은 9.8% 수준이었으며, 공시 후 주가는 이날까지 16.2% 하락했다.
에코프로머티의 주가 역시 올 들어 하락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4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지속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현재는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지분 매각의 결정권은 윤관 BRV캐피탈 대표에 달려있다. 관건은 윤 대표가 이 사안과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현재 123억원 규모의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 추징에 불복해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소송은 BRV가 보유한 에코프로머티 지분의 차익 실현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종합소득세 신고 누락 기간이 2016년부터 2020년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표가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에코프로머티 투자금 운용 성과 보수 등에 부과될 세금 규모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법률 전문가는 "BRV의 국내 투자·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종합소득세 부과에 대한 소송 결과가 2020년 이후 소득과 관련한 세금 추산에도 충분히 참고·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소송의 쟁점은 '미국 국적'인 윤 대표가 국내에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거주자'에 해당하느냐이다. 윤 대표 측은 그간 ▲국내 체류 일수가 183일 미만이라는 점 ▲국내에 보유한 부동산이 없다는 점 ▲국내 거주 목적의 직업과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비거주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종합소득세 납부 의무도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지난 2022년 12월 윤 대표가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불복 심판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에코프로머티는 전일 대비 3300원(3.41%) 오른 10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0.52% 하락하며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 상승 전환하며 10만60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