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6%·한국 14% 수주…선가 전년 동기 대비 10%↑
막강해진 중국…저가 전략 넘어 기술력까지 갖춰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724_206275_3246.jpg)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가 경쟁 국가인 중국에 수주량이 크게 밀리며 세계 2위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막강해진 중국의 조선 경쟁력에 점유율로 능가하는 것이 향후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71만CGT(표준선 환산톤수·121척)로 지난해 4월 대비 24% 증가했다. 중국이 358만CGT(91척)를 수주해 7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5분의 1 수준인 67만CGT(13척·14%)를 수주하는 데 그쳐 2위에 랭크됐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10만CGT 감소한 1억2991만CGT였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6486만CGT(50%), 한국 3910만CGT(30%) 등의 순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해운·조선업 1분기 동향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운영 중"이라며 "자국의 전략적 발주 확대, 과거 일본이 수주하던 중형선 시장 잠식, 대형선까지 영업력을 확대하는 등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어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724_206276_338.jpg)
글로벌 신조선 점유율 1위인 중국이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추며 다양한 선종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과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은은 "(한국은) 생산능력과 경쟁력, 품질을 유지하고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서 부가가치 창출 능력과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신조성 가능 국가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수주 선종이 일부 선종에 집중되고 있는 점, 인력난에 의한 생산시스템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 문제점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은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다양한 선종을 수주하며 점차 공략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수은은 중국이 1분기 중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선 물량이었던 일본 선주의 1만3000TEU(길이 6.1m 표준컨테이너 1대를 세는 단위)급 12척 전량을 수주하며 점차 대형 시장에서의 입지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수은은 "한국이 지난 1분기 수주 호조를 보인 건 카타르에서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대규모 수주한 데 따른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2분기부터는 이런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1분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449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9%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카타르에서 거둔 물량이다.
![한화오션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한화오션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724_206277_3348.jpg)
실제로 그동안 국내 조선 3사가 주로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컨테이너선 발주가 지난달부터 급감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은 암모니아 운반선(VLAC), 탱커 등으로 도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척당 수주금액은 LNG 운반선의 절반가량에 그친다. 그만큼 매출과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수은은 "정부는 조선업에 대해 ‘좋을 때는 기간 산업, 어려워지면 사양 산업’이란 이중적인 잣대를 버리고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일관적인 산업 정책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3.92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 대비 10.0% 상승했다.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000m³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6400만 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305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6650만 달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