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와 인류 미래 함께 만들자" 친필 사인도
HBM 등 AI 반도체 동맹 강화할 듯

최태원 회장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젠슨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태원 회장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젠슨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모색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났다. 최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SK그룹 차원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는 AI 칩 선두 주자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AI 가속기 최종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맡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TSMC와 협업해 6세대 HBM인 HBM4를 개발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당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당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서 최 회장과 황 CEO는 함께 엔비디아의 브로슈어에 적힌 황 CEO의 자필 메시지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그는 사진과 함께 "혁신의 순간을 포착할 때는 카메라 각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황 CEO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인 토니(Tony)를 지칭하며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는 내용의 자필 메시지를 적었다. 만난 장소는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로 추정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제공]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번 회동에서 양사 파트너십의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동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메모리 부문, 특히 HBM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성사돼 관심을 끈다.

황 CEO는 지난달 'GTC 2024'에서 삼성전자를 "비범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고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말해 SK하이닉스를 긴장시킨 바 있다. 또 삼성전자 부스를 직접 방문해 삼성의 HBM3E 12H(High·12단 적층)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사인을 남겨 삼성 HBM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글로벌 기업인을 만나면서 황 CEO도 만난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HBM 판매 호조가 겹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조88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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