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추가 자구안' 내놔
태영 측, 이르면 오늘 중 추가 자구안 발표 예상
![태영건설 사옥 전경. [태영건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5798_151886_5030.jpg)
태영그룹이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결국 손을 들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작업) 개시를 위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1549억원)을 납부와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채권단의 요구를 상단 부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11시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입금이 확인됐다"며 "숫자(890억원)는 다 맞췄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개시의 기본조건이 충족됨에 따라 태영과 채권단 간의 협상 물꼬는 다시 트이게 됐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가운데 일부인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고, 나머지 890억원은 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제 관건은 사재 출연이나 지주사 지분 담보 등 추가 자구안이다. 태영은 이르면 오늘 중 추가 자구안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자구안 역시 금융당국이나 채권단의 '눈높이'에 맞춰야 워크아웃 개시 동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씨 지분 매각 대금 516억원 중 300억과 티와이홀딩스 회삿돈 등을 합쳐 89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와이홀딩스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 바 있어, 이를 통해 마련한 돈도 일부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5798_151887_5048.jpg)
태영그룹은 채권단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금융당국과 대통령실이 나서 압박하자 추가 자구안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워크아웃 개시 결정 시한인 11일에 방안을 내놓고 채권단에 동의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며 "최소 산업은행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이전에 제시돼야 산은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주주의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금융위원회 등 정부 입장과 같은 원칙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갖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 당시 제출한 자구 계획에 대해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영 측이 앞서 제시한 4개 자구안을 이행할뿐 아니라 충분하고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열린다. 채권단 75%의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되는데, 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의 의결권이 33% 수준에 그쳐 나머지 채권자 42%의 동의를 얻을지 여부는 태영의 추가 자구안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겼는지 여부로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