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약속 지켜 자구안 내라" 금융권 압박 이어져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5758_151812_1049.jpg)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에 관해 "서로 신뢰가 아직 형성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태영건설을 향해 강도 높은 자구안을 이른 시일 내에 내놓으라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뼈를 깎는 자구안이 없이는 워크아웃 성사가 불가능하다는 경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서민금융지원 현장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워크아웃이 되려면 채권단 75%가 동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채권단의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제가 된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룹이나 대주주가 진정성 있게 하는구나'라는 믿음을 채권단이 가져야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보면 자기들이 '노력을 하면 채권단이 필요한 도움을 주겠구나'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둘러싸고 태영그룹과 채권단의 해석이 엇갈리는 데 대해 "워크아웃의 속성상 밀고 당기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전액을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채권단은 티와이홀딩스 연대보증 채무 상환액(890억원)을 태영건설 자구안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워크아웃을 한 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할 만한 안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게 채권단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롯데건설 등에도 제기되는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은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롯데건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작년부터 유동성을 확보했고, 태영건설과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이 짓고 있는 다산 진건 데시앙 투시도. [태영건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5758_151813_117.jpg)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신년 인사회에서 "최소한 주채권은행이 수긍할 방안을 제시하고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다른 채권단도 설득해야 하기에 그런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을 넘기면 사실상 산업은행이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워크아웃 자구안의) 시한이 오는 11일이고, 당일에 방안을 내놓고 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11일이 지나서도 (워크아웃 자구안) 이슈를 끌고 갈 것이라고 혹시 누군가 기대하고 있다면 그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추가 자구안 논의를 위해 5일 주요 채권자들을 재차 소집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담당 부행장을 불러 모아 태영건설 추가 자구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3일 400여개 채권단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한 이후 이틀 만에 주요 채권자들이 다시 모인 것이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제출한 자구안의 진정성과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 자구책 이행과 함께 태영 총수 일가의 추가 사재출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논의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