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단기 주도 업종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 상단 제한하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 보일 전망

증시의 하락과 상승을 의미하는 곰과 황소. [픽사베이 제공]
증시의 하락과 상승을 의미하는 곰과 황소. [픽사베이 제공]

이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재차 상승함에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10년물 국채금리 추가 하락과 OPEC+(OPEC+러시아)의 감산회의 연기로 인한 유가 추가 하락에 힘입어 상승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84.74포인트(0.53%) 상승한 3만5273.03를 기록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8.43포인트(0.41%) 오른 4556.62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65.88포인트(0.46%) 뛴 1만4265.86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9000건(전주 23만3000건)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예상치는 22만5000건이었다. 2주 연속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4만건(예상 187만5000건, 전주 186만2000만건)을 기록하며 8주 만에 감소했다. 고용시장 둔화 속도는 완화됐으나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근로자들이 비정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절적 조정치 이전의 실제 청구액은 여름 이후 최고수준으로 증가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61.3(예상 60.4, 전월 63.8)로 예상치 상회했으나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 4.5%(예상 4.4%, 전월 4.2%), 5년 기대인플레이션 3.2%(예상 3.2%, 전월 3.0%)로 전월대비 상승했다. 미시건대는 "소비자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곧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지영·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23일 보고서를 내고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되긴 했으나, 세부 항목 상 소비자기대지수는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연말 소비모멘텀을 잠재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는 연준의 내년 정책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시장금리의 레벨 다운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 여건을 이전보다 덜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달 22일 기준 미국의 금융여건지수는 99.8pt 대로 예상보다 매파적인 결과로 1개월 넘게 증시 급락을 초래하게 만들었던 9월 FOMC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물론 미국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다보면, 어느 시점에서 '지표 악재는 연준의 긴축을 약화시키므로 증시 호재'가 아니라 '지표 악재는 경기 침체이므로 증시에도 악재'라는 논리가 생성될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긴축 과정에서 경기 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일정부분 선 반영 되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침체 진입 여부보다는 침체 강도의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과거 침체 진입 시점과 달리 상대적으로 양호한 고용시장, 유럽, 중국 등 여타 주요국들의 순차적인 모멘텀 회복 등을 고려 시 미국의 침체 강도는 깊은 침체보다는 얕은 침체 진입에 높은 확률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향후 미국이 침체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이전 침체 시기에 그랬던 것과는 달리 주식에 대한 보수적인 포지션을 확대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전일 국내 증시는 예상에 부합한 FOMC 의사록에 따른 안도감, 엔비디아의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반도체, 이차전지, 엔터 등 주요 업종의 차익실현 물량 출회 여파로 변동성 장세를 전개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에 이날에도 미국 추수감사절 휴장과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결과 대기 심리, 마이크로소프트(+1.3%), 엔비디아(-2.5%)와 같은 미국 빅테크주들간 혼재된 주가 흐름이 국내 증시의 상단을 제한하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증시는 주가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적시즌 모멘텀 소강, 수급 변동성 확대, 미국 경기를 둘러싼 노이즈 등으로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단기 주도 업종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코스피가 1.7% 상승했던 11월 2주차 수익률 상위 업종은 디스플레이(+5.5%), 운송(+5.5%), 호텔레저(+4.4%) 순이었다. 코스피가 2.5% 상승했던 3주차에는 자동차(+6.5%), 호텔레저(+5.1%), IT 가전(+4.6%) 등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1.7% 상승했던 4주차에는 조선(+7.9%), IT가전(+4.6%), 에너지(+4.5%) 순으로 집계됐다. 

2주 연속 상승한 호텔레저의 경우, 공매도 금지 발숏커버 기대감에서 기인한 단기 수급 영향이 컸으며, IT 가전은 지난 18일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상기 두 업종 역시 주도 업종 혹은 주도 테마로서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함이 상존함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봤다.

보고서는 "이처럼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업종 간 수익률 상위권의 빠른 교체 현상은 벤치마크 지수를 이기는 작업을 쉽지 않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라며 "결국 업종 관점에서도 대응이 쉽지 않은 만큼, 업종 내에서도 개별 종목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게 아니라면 연말 대주주 양도세 물량 출회 가능성, 양호한 외국인 수급 환경, 11월 20일까지 수출 지표 선(+2.2%YoY, 이미 7 월을 기점으로 수출은 바닥을 통과) 등을 고려해 수출 대형주에 대한 비중을 연말까지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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