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 빠지고 정몽규·김준기 회장 채택 
증권업계에선, 김익래·최현만·최희문 빠지고 홍원식 하나투자증권만 국감장에
건설업계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등 출석, 가맹점 불공정행위 문제도 피터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 소환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그래픽]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그래픽]

국회 정무위원회가 이달 11일부터 돌입하는 국정감사에 부를 증인 19명과 참고인 11명 등 총 30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다 빠진 대신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 김준기 DB하이텍 회장 등이 국회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가계부채부터 수천억원 규모의 횡령사고를 낸 BNK경남은행에 라임펀드 특혜환매 재조사까지 이슈가 즐비하지만 주요 핵심 증인들이 불참하는 모양새다. 특히 횡령사고 주요 은행의 은행장 누구도 국감장에 호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올해 국정감사 중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정무위 국감이 맹탕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오는 27일로 예정된 금융당국 종합감사에 추가 증인 채택이 남아 있어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6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17일 금융감독원, 23일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24일 예금보험공사·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서민금융진흥원에 이어 27일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 등 금융권 전반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는 고삐 풀린 가계부채가 최대 이슈로 예견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75조원 규모이다.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 증가폭은 지난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의 끊이지 않는 횡령사고도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었다. 하지만 주요 은행장 그 누구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됐다. 금감원은 BNK경남은행 횡령사고에 대한 검사 결과에서 투자금융부 직원의 횡령 규모가 2988억원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우리은행에서도 잇따라 횡령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00억 원대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엔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7만 달러(약 9053만 원)를 빼돌린 사고가 터졌다. 이번 우리은행 횡령사고를 포함해 올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은 상반기(1∼6월)에만 30건을 넘어서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이 고객사 미공개 정보를 통해 127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금융위 국감장에는 KB국민·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 등이 소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모두 불발될 조짐이다. 이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이유로 이번 국감 참석이 어렵게 됐다는 것.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나란히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행사에 모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 등을 소환했지만 같은 이유로 불출석했다. 다만 이달 27일 정무위 종합감사 일정에 맞추 추가로 소환될 가능성은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서 무더기 증인 신청이 점쳐졌지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만 눈에 띈다. 홍 대표의 증인 채택은 하이투자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의 '꺾기' 관행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지분 매도로 논란을 빚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이와 관련해 황현순 키움증권(039490) 대표의 증인 채택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또 라임자산운용 펀드 특혜 환매 의혹에 휘말린 미래에셋증권과 관련해서 최현만 회장, 이화전기 지분을 거래정지 직전 대량 매도한 메리츠증권과 관련해서는 최희문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이화그룹 사태뿐 아니라 메리츠증권의 메자닌 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할 계획이었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이 최근 5년간 투자한 전환사채(CB)와 BW 발행사 중 횡령, 부실 등으로 거래정지된 기업이 18곳에 달하고, 메리츠증권이 이들 기업에 공급한 금액이 78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정무위 국감에서는 다른 기업총수와 대표들이 소환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김준기 DB하이텍 회장 등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통영LNG 복합화력발전사업 인허가 관련 계약 불이행 사태 증인으로 불려 나올 예정이고 김준기 DB하이텍 회장은 DB하이텍 지주회사 규제 회피 관련 질의를 위해 공정위 대상 국감 증인으로 불려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몽규 회장 외에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유동호 관수이앤씨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옛 터키) 차나칼레 대교 공사 지연에 따른 공사비용 미지급 의혹과 관련해서다.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마크 리 애플코리아 대표가 국감장에 소환된다. 지난 3월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소비자 비용 부담과 이용 불편 문제 등에 대한 질의를 위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황국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는 은행 건전성 확보 문제 등을 질의하기 위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가맹점 불공정행위 문제와 관련해서는 피터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이사,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이사, 이동형 주식회사 비케이알 대표이사, 이기영 기영F&B 대표이사 등 증인과 참고인들이 각각 채택됐다.

CJ그룹에서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가 정무위 국감장에 호출됐다. 기술 흡수를 위한 중소벤처기업 합병 의혹과 거래상 지위 남용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다. 비대면·보이스피싱 금융거래 사고 방지 대책 질의를 위해서는 홍승태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담당, 이재원 LG유플러스 MX혁신 그룹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등 이동통신 3사 임원들이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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