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여사 상속 동의 후 두 차례 합의서 수정해 날인…첫 재판서도 상속동의 서명공개
4년여 지난 후 무리한 소송 제기에 궁금증…LG 일가 합류 몇 사람이 전통과 원칙 깬다는 시각도
LG家 어른들, 다시 인화의 LG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종의 역할 기대
지난달 진행됐던 LG가(家) 상속소송의 1차 변론기일에서 2018년 진행된 재산분할합의서를 작성하는 전 과정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이후 재계에서는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첫 변론기일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구본무 선대회장의 경영재산(㈜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을 구광모 대표가 상속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합의서에 김영식 여사가 서명을 한 문서였다.
해당 문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회장님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하여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2018년8월 / 김영식 (서명)) 이라는 문구와 김영식 여사의 자필 서명이 들어가 있었다. 문맥에서 '화담회장님의 의사를 좆아',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재산' 등의 표현을 토대로 미루어 볼 때, 김영식 여사는 '구광모 대표가 ㈜LG 지분을 모두 상속받고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내용과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간다.
이날 공개된 문서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LG 주식을 모두 구광모 대표가 상속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문서도 있었고 여기에도 김영식 여사의 서명이 담겨 있다. 직계 자녀들이 아니라 장손인 구광모 대표가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 것에 동의할 만큼 김 여사가 LG의 승계 원칙을 잘 알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이 문서는 2019년 12월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에 작성됐기에 선대회장 별세 이후에도 LG가의 경영승계 원칙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게 된다.
![김영식 여사.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홈페이지 캡쳐]](/news/photo/202311/173153_149520_4616.jpg)
김영식 여사는 LG그룹의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을 시아버지로 모셨고 3대인 남편 구본무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만큼 4대 아들 구광모 대표의 승계를 돕는 등 LG가(家)의 모든 승계 과정을 이해하고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인 셈이다.
이토록 LG가(家)의 승계원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김영식 여사가 재산분할 합의서가 작성된 지 4년이 넘었는데 무리하게 이를 뒤집자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올해 초 기준 1조3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세 모녀다.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할 천문학적인 자산 규모다. 그런데도 세 모녀가 더 큰 재산에 욕심을 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소송 직후 세 모녀 측에서는 경영권을 노리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 특히 구광모 대표가 상속받은 ㈜LG 지분을 다시 나누자고 한 것을 보면 LG그룹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재계에서는 LG의 경영권을 노리는 누군가가 세 모녀의 소송을 부추겼다는 배후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 배후 인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람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다. 재계와 언론에서는 LG가(家) 맏며느리(김영식 여사)가 LG의 아름다운 전통과 역사를 부정하고 자기 역할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불화가 가중되고 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역성 혁명을 노리는 맏사위(윤관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한발 더 나가 ㈜LG 지분을 더 확보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필자 역시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극구 부인하더라도 지금의 돌아가는 상황은 충분히 의심을 살만한 구조다.

두 사람 모두 LG가(家)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맏며느리(김영식 여사)와 맏사위(윤관씨)이다. 혼인을 통해 외부에서 LG 일가의 일환으로 들어온 사람 일수록 언행은 더 신중하고 구설수에 휘말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처세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분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의심을 산다면 그 또한 LG가(家)뿐 아니라 선대회장 등 조상 뵐 낯이 없다. 이참에 두 사람이 LG가(家)의 일원으로 큰 역할을 한다면 그간 제기됐던 의혹이나 구설수가 일소에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첫 변론기일 이후 여러 증거들이 언론에 보도됐고 무리한 소송이라는 컨센서스가 점차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LG가(家)의 장자승계 원칙이 흔들리고 생채기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쯤되면 LG 일가의 어른들이 적극 나서서 소송을 멈추게 해야 한다 의견이 힘이 실리고 있다. 소 제기 초기에는 세 모녀가 뭔가 증거가 될 만한 걸 들고 있으려나 했는데, 첫 변론기일에서 김영식 여사가 합의를 뒤집고 변심했다는 흔적들이 낱낱이 공개됐으니 일가의 어른들은 이제 세 모녀가 소송을 멈추고 다시 인화의 LG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가 어른들이 나서야 하는 건 그분들이 LG의 전통과 원칙을 받아들이고 합의했으며, 전통과 원칙이 훼손되지 않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의무를 갖고 있어서다.
소송의 배경을 논외로 하더라도 법조계에서는 세 모녀 측이 소송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예측이 소송 시작부터 나오고 있었다. 제척기간(3년)이 지났고 양측이 맺은 합의를 무효로 할 만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세 모녀 측 변호사들이 연이어 사임하는 것도 소송이 원고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소송의 전면에 나섰던 강일원 케이원챔버스 변호사가 이례적으로 1차 변론기일 다음날에 사임했고 소송 초기 강 변호사와 함께 사건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로고스도 지난 5월 사임한 바 있다.
FINTECH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