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내정자, KB 지속가능한 성장 만들길 바래…한 바퀴·반 바퀴 더 앞서 나갔으면"
"IT 시스템ᆞ디지털 부분 보강해 내년 6월에 디지털에 강한 은행 변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자. [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자. [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5일 "양종희 내정자는 손해보험에서도 일한 바 있고 M&A(인수합병)도 지식이 많아 비은행과 은행이라는 양 날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종희 내정자) 저보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며 "경영이라는 것은 계주 경기와 같은데, 그보다 한 바퀴, 반 바퀴 더 앞서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윤 회장은 퇴임을 앞두고 서울시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이다.

2014년 11월에 취임한 윤 회장은 2020년 KB금융그룹의 '부회장직'을 부활시켜 업무공백 없는 경영승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결단을 내렸다. 무엇보다 윤 회장은 4연임에 연연하지 않고 용퇴 의사를 내비쳤다. 후임 회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이 낙점됐다.

윤 회장은 9년간 기억에 남는 성과와 아쉬운 점도 소회로 밝혔다.

윤 회장은 "가장 보람찬 성과는 취임 3년 내 리딩뱅크 이름을 되찾았고 그다음 3년은 고객들과 직원들이 잘 달려와 준 덕분에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다만 리딩금융그룹이라면 세계 10~20위권에는 있어야 하는데 아직 세계 순위에서 60위권에 머물고 있는 부분은 굉장히 아쉬움이 있고 상당히 자괴감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소회했다.

KB금융그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디지털에 방점을 뒀다.

윤 회장은 "IT 시스템과 디지털 부분을 보강해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은행을 만들고 싶었고 다행스럽게 IT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내년 6월이면 완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내정자 결정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했다.

윤 회장은 "CEO의 두 가지 중요한 업무 중에서는 성과를 내는 것과 뒤를 이을 좋은 경영진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초기부터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에 대해 이사회하고 긴밀히 협의해 진행했고 이사회에서 도전할 수 있고 육성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프로세스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KB금융그룹 나름대로 바람직한 체계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더 발전시켜 나가고 더 보완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사회는 외부의 입김에서 독립적이어야 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며"최소 KB는 이런 이사회와 그에 따른 CEO 선임 운영 체계를 갖춰서 지속성장하기 위한 체제를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용퇴를 생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결론부터 말하면 3연임 시부터 퇴임을 결정하고 있었고 그 상황이 오면 실행하는 것이 맞다"며 "후보를 키우고 새 회장이 선임되더라도 단단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고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퇴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윤종규인 양종희 내정자에 대해서는 "양종희 내정자는 손해보험에서도 일한 바 있고 M&A 진행에도 지식이 많아 비은행과 은행이라는 양 날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회장 체제와 관련해서는 "부회장 제도는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한다"며"다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양 내정자와 이사회가 같이 검토를 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끝으로 윤 회장은 양 내정자에게 경영을 계주 경기로 비유하면서 그보다 한 바퀴, 반 바퀴 더 앞서 나갔으면 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윤 회장은 "KB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며 "그보다 더 한 단계 뛰어넘는 도약하는 KB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이라는 것은 계주 경기와 같은데 양 내정자께서 그보다 한 바퀴, 반 바퀴 더 앞서 나갔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에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만으로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면서 KB사태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했다.

또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지금의 리딩금융그룹에 이르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윤 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를 갖춘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2017년에는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한데 이어 2021년에는 4조4096억원, 2022년에는 4조1217억원을 달성하며 2년 연속 4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신기록을 수립했다. 윤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해인 2014년의 당기순이익 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8년 사이 3배 넘게 수익성을 성장시킨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국내 대표 리딩금융그룹으로써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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