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와 의사소통 솔직하지 않아? 안전 문제 무시하고 챗GPT 상용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샘 알트먼 전 오픈AI CEO. [CNBC방송 캡쳐]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샘 알트먼 전 오픈AI CEO. [CNBC방송 캡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해임했다. 소셜미디어 룹트(Loopt)를 창업하며 ICT(정보통신기술)업계에 발을 들인 알트먼은 2015년부터 오픈 AI를 이끌어왔다. 지난해 11월 챗GPT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시대를 연 주역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를 임시 CEO로 임명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인 더인포메이션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 이사회는 성명에서 "알트먼이 이사회와 의사소통을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 책임 수행 능력을 저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는 "알트만이 계속해서 오픈AI를 이끌어 나갈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에 확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임시 CEO로는 미라 무라티가 맡을 예정이다. 임시 CEO에 오른 무라티는 2018년에 오픈AI에 합류해 챗GPT와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DALL-E)를 포함해 오픈AI의 주요 제품 개발을 총괄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CTO로 승진했다. 당분간 오픈AI는 무라티 체제로 가동되고 이사회는 새로운 CEO에 물색에 나설 예정이다.

알트만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고 개인적으로 나에게 변화를 줬고 세계를 변화시키는데도 조금이나마 기여했기를 바란다"며 "너무나 재능 있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정말 좋았다. 다음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에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트만의 해임은 그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가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다. 앞서 이달 초에 알트만은 오픈AI의 첫 대면행사인 개발자회의를 개최하고 최신 AI 모델인 'GPT-4 터보'를 선보이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그가 3년간 개발한 안구 스캔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코인'을 공식 출시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핵심은 실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계정인 월드 아이디(ID)다.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기구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데이터화해 블록체인에 연결하고 실제 사람인지 확인되면 월드 ID가 생성된다. 이 월드 ID로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 앱'을 만들어 '월드코인'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샘 올트먼과 월드코인 공동 창립자인 알렉스 블라니아는 온라인에서 인간과 인공지능(AI)을 구별하려면 개인 디지털 신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 3년간 월드코인을 개발에 집중해 지난 7월 공식으로 출시했다. 베타 테스트 기간에만 전 세계 200만명이 월드 ID를 등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미국 IT 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은 오픈AI 이사회가 알트만 CEO에 대한 해고 결정 직후 전직원 회의를 열어 퇴출 배경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사회 멤버이자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가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고 했다. 직원들이 수츠케버를 향해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수츠케버는 "알트만이 안전 문제를 무시하고 오픈AI 솔루션(챗GPT)를 상용화하려고 했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트만은 지난 2015년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피터 틸 클래리엄 캐피털 사장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했다. 오픈AI는 지난해 말 챗GPT 출시하며 전 세계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켰다. 2015년 설립된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AI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알트만의 지도하에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받고 86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MS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알트만의 해임 영향이 두 기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MS 대변인은 "우리는 오픈AI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MS는 고객들에게 AI의 다음 세대를 제공하기 위해 미라 무라티 CEO와 그의 팀과 협업하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챗GPT는 현재 200만 명의 개발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포춘500대 기업의 약 90%가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활성사용자수는 1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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